그간 가야금과 함께
울고, 웃었던 시간들을 재고하며
조금은 먼 과거로 돌아가 초심에 서게 되었습니다.
내가 무엇을 위해,
또는 누구를 위해,
어쩌면 이유 없는,
아니, 누군가로부터 진 빚이 있다면.
모든 것이
그에게로부터 받은 사랑이었습니다.
불분명하고도 희미했던 나의 삶을
돌아보니,
돌아보니,
돌아보니.
남는 것은 감사와 은혜뿐이었습니다.
그리고 찬양하고 싶었습니다.
또, 나누고 싶었습니다.
가야금의 가능성과 그 울림,
찬양하며 연주하는 내 영혼이 만나니
맑은 소리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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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악가야금의 섬세한 시김새와
25현가야금의 풍성한 화성과
산조가야금의 민요스러운 선율.
각 가야금이 가진 강점들을 최대한 끌어내,
산조가야금 열 두 줄에 담아
모든 곡을 2중주 구성으로 편곡하였습니다.
전통음악의 장단과 다양한 리듬 또한
녹여내고자 노력했습니다.
한 곡, 한 곡을 손수 만지고 다듬을 때
그저 긴 여정의 마라톤을 뛰는 선수의 마음으로
완주할 수 있는 의지를 허락해주소서,
기도하고 완성한 작품들입니다.
가야금을 통한 찬양의 향기가
어느 이들에게 다다라
살포시 내려앉기를,
이 시간에도 소망하는 마음으로 묵상해봅니다.